23년 5월. 한옥을 구매했다.

정확히 말하면 해체된 한옥이다. 그 ‘한옥’이었던 것은 천안에 있었고, 판매자는 물건의 기원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다. 후에 기록을 위해 그 터에 가보고 싶어서 수차례 사정을 설명하고 설득했지만, 여전히 자세한 이야기는 알지 못한다. 나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업 기밀이라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는 진심을 전할 수는 없었다. 

지역별 한옥의 특징들이 기록된 서적들을 찾아봤다. 분해된 각 부분의 사이즈와 형태로 어떤 집이었는지 상상해보았다. 작지 않은 집이고, 표면에 발라진 도료의 색이나 창살 꾸밈 등 일반적인 한옥이 아니었다. 당시 판매자는 이것이 부잣집이라고 나에게 설명해주셨고, 아마 내가 더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신 것 같았다. 

 후에 작업을 하며 확인한 나무들은 대부분 많이 상한 상태였다. 구하기 쉽지 않은 소재였지만 동시에 아무도 찾지 않는, 어떤 기준에 따라 배제된 나무이기도 했다. 우린 2톤 트럭에 가득 실은 나무를 지하로 함께 옮겼다. 오래된 소나무의 냄새와 함께 도착한 스산한 한기가 아직도 작업실에 가득하다. 어떤 도료인지, 서촌 뒷 골목을 오갈 때 났던 냄새가 오래된 한옥의 것임을 알 수 있었다. 70년대 이후 옻칠을 대신해 카슈로 다시 마감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카슈 냄새 같았다. 

 누가 이 집에 오갔을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엿들었을지, 그리고 낮과 밤을 목격했을지. 흙으로 빚고 소나무로 엮은 집은 주름지고 낡아있다. 까지고 뒤틀리고 악착같이 살았나보다. 작업실에 쌓아 둔 나무더미들의 세월 앞에서 내 고민들이 잠시나마 하찮아진다. 

 좁은 작업실이 대자연이 된 지난 5월의 기록.

May, 23. I bought a hanok.

The dismantled 'hanok'(Korean traditional house) was in Cheonan, and the seller did not inform us of the origin of the product. I wanted to visit the site where the 'hanok' was for recording later. So I explained and persuaded the situation several times, but he did not want me to know the place exactly.

I tried to find out the characteristics of each region's hanok. I wanted to imagine how and what it was before it came to me. It was not a small house, and it was not a typical hanok either. The color of paint on the surface or decorating the bars tells the information. At the time, the seller explained to me that this was a rich house and seemed to think that I would like it more. 

 Most of the wood that I checked while working later were damaged. It was a material that was not easy to obtain, but at the same time, it was a tree that was excluded by certain standards that no one was looking for. We moved the wood full of 2-ton trucks to the basement together. The chill of the basement that arrived with the smell of old pine trees is still full in the studio. I could see that the paint was from an old hanok. I heard that after the 1970s, there were cases of finishing with cashews in place of lacquer.

 Who would lived in this house at that time, how many people's stories would have been overheard, and witnessed the day and night? The house made of earth and woven of pine trees is wrinkled and worn out. In the face of the years of the piles of trees in the studio, my worries are no more important. 

 - A record from May, when a narrow studio became Mother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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