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ntan, 연탄
3억년 전 썩지 않은 채로 땅에 묻힌 지구별 최초의 나무들. 땅 밖으로 나와서 보낸 100년. The first trees on Earth, 300 million years ago.
yiwan, <300 million years>, Anthracite, Mixed media, 45 x 60 x 75, 2022
사라져가는 것들
지금부터 3억년 전 단단한 식물의 껍질(lignin 최초의 나무)이 생겨났을 때, 이들은 당시 척박한 토양에서 양분을 뽑아먹기보다 광합성을 통해 성장했다. 단단한 식물의 껍질을 마주한 당대 생명체들은 이를 분해하지 못했고, 단단한 껍질을 가진 식물들은 매년 성장하여 하늘 높이 자랐다. 원래는 분해되며 탄소는 대기중으로 돌아가야했지만, 고스라니 땅에 묻힌 나무들은 석탄으로 변해버렸다. 이 시기를 제외하고 석탄이 만들어진 적은 없으며,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산업혁명의 주인인 연료들은 지구 최초의 나무들인 셈이다.
아래 사진은 서울 최후의 석탄(연탄) 공장이다.
작업을 마무리해가며 배달해주신 아저씨에게 식사를 여쭙고, 인사드리러 간 날. 사진에 작게 보이는 사장님께서 이제 그만 나오신다고 알려주셨다. 2022. 4월. 어느날.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2동 22-2
(주)심천리이앤이
시간이 흘러 2022년 11월 어느 날. 성수 근처에 폐기물 처리장으로 향했다. 라보 한대를 불러 표면을 단단하게 단장한 300장에 가까운 연탄들을 실었다. 작업장 비좁은 공간에 보관하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웠다. 특수폐기물로 분류되는 작업물들. 외국인 노동자 분들의 도움으로 1톤이 넘는 연탄들이 쓸려나갔다. 그렇게 털어내 버리고서야 알았다. 다 내 욕망이었다. 생각보다 모아놓은 사진과 문서 자료들이 많았는데 그것들도 함께 폐기했다.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과정으로 작업을 바라볼 때 좋은 작업이었다. 발견해 준 미술관 큐레이터님에게 감사의 메세지를 남겨본다.